따사로운 봄볕 아래 잠든 아기고양이가 떠오르는 봄날입니다. 봄만큼 고양이와 어울리는 계절이 또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봄날의 고양이를 매력적으로 묘사한 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이장희 시인(1900-1929)이 1924년 5월 《금성(金星)》 1호에 발표한 <봄은 고양이로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양이에 대한 시입니다.
봄은 고양이로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시인은 포근하고 따사로운 봄의 기운을 고양이의 털, 눈, 입술, 수염에 비유하여 마치 눈앞에서 봄이 펼쳐지듯 생생하고 사랑스럽게 봄의 고양이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4연으로 구성된 짧은 시이지만, 봄이 우리에게 주는 대표적인 이미지(꽃향기, 따뜻한 기운, 나른함, 생기)를 고양이의 외양을 통하여 리듬감 있게 보여줍니다. 시를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봄이 손에 만져지고, 고양이의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따스한 봄날, 이장희 시인의 시와 함께 봄 꽃 가운데 잠든 고양이를 바라보며 평화롭고 포근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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