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사람이 공생하려면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둘 사이에 오해가 발생하고 그로 인하여 부정적인 결과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양이의 행동과 울음소리 등을 통하여 고양이의 감정과 상태를 읽는 방법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고양이의 감정을 읽는 방법
고양이와 개는 감정표현이 반대라고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개는 꼬리만 보아도 강한 기쁨이나 상대에 대한 공포를 알아차릴 수 있지만, 고양이는 꼬리뿐만 아니라 표정이나 시선, 자세 등 몸 전체로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고양이가 낯선 상대와 만나서 눈을 똑바로 뜨고 오랫동안 마주치는 눈싸움은 탐색이나 도전을 표시합니다. 반면 익숙한 상대에게는 가늘게 뜬 눈을 천천히 깜박이며 마주치면서 신뢰와 친근감을 표현합니다. 더 가까워지면 손으로 만지지 않고 시선만 마주쳐도 목을 가르릉 울리며 좋은 감정을 표현합니다. 이러한 눈 맞춤은 소위 '고양이 눈키스'라고 하며 사람과 고양이의 소통의 1단계로 봅니다.
배가 보이도록 고양이가 눕는 것은 흔히 복종의 표시로 오해되곤 하는데, 개의 경우는 맞지만 고양이의 경우는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적을 만났을 때에 드러누우면 양 앞발과 뒷다리까지 이용하여 본격적으로 싸움에 응하겠다는 뜻을 적에게 보이는 것이지만, 놀이는 하는 중에도 잘 잡히지 않는 장난감을 효과적으로 공격하기 위하여 누워서 기다리기도 합니다. 또한 쓰다듬어주는 사람의 손길을 즐기면서 기분 좋게 드러누울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고양이가 드러눕는 행동은 그 행동의 맥락에 맞추어 적절하게 해석하여야 합니다.
고양이가 꼬리를 위아래로 흔들어 바닥을 탁탁 치거나 좌우로 신경질적으로 흔드는 것은 초초함과 긴장, 갈등의 표현입니다. 예컨대 주인이 낯선 사람에게 고양이를 안겨주면, 고양이는 이 낯선 사람이 안전한지 아닌지 결정하지 못하여 안긴 채로 불안하게 시선을 피하면서 꼬리를 흔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고양이는 사냥감을 노릴 때 자세를 낮추고 살금살금 다가가다가 중간에 잠시 멈추고는 갑자기 달려드는데, 달려들기 직전에 엉덩이를 높여 좌우로 흔들면서 꼬리를 힘차게 두세 번 흔들기도 합니다.
높은 곳에서 실수로 떨어지거나 미끄러운 바닥에서 넘어졌을 때, 혹은 사냥감을 놓쳤을 때 고양이는 갑자기 열심히 몸단장을 시작하곤 합니다. 저희 나비도 무엇인가 당황스러운 상황이 벌어지면 잠시 하던 행동을 멈추고 혀로 털을 고르곤 하였습니다. 이것은 어릴 때 어미고양이가 핥아서 씻겨주던 포근함을 회상하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고양이가 이럴 때는 조심하자
고양이가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일 경우는 무리하게 접근하여서는 안됩니다. 위험을 감지하고 공격의 준비를 하는 고양이는 눈을 크게 뜨고 상대방을 응시하며, 귀를 납작하게 머리에 붙입니다. 눈을 크게 뜨는 것은 동공을 확장하여 빛을 최대한 받아들여 눈앞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한 것이며, 귀를 납작하게 붙이는 것은 부상에 대비하여 귀를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이러한 행동을 하면서 한쪽 앞발을 들어 올리는 것은 언뜻 귀여워 보일 수 있으나, 여차하면 발톱을 세워 한 대 때릴 준비를 하는 것이므로 조심하여야 합니다.
고양이가 입을 좌우로 벌리고 입술을 올려 이를 드러내는 것은 적대감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특히 뱀이 쉭쉭 대는 것과 비슷하게 '하악' 소리를 내는 것은 계속 심기를 건드리면 공격하겠다는 강한 경고이므로 이러한 소리를 내는 고양이는 자극하지 말고 내버려 둡니다. 날카롭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하악'보다 더 노골적인 경고로 개의 으르렁 소리와도 유사합니다.
고양이가 등을 활처럼 구부리고 털을 세우는 것은 만만치 않은 상대방에게 몸을 크게 보여 자신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로 보이기 위한 의도입니다. 더 크게 보이기 위하여 조금 돌아서 옆으로 걷거나 통통 뛰며 옆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동을 할 때 고양이에게 다가가거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은 공격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므로 조용히 물러나 시선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양이의 행복한 골골송
코를 고는 듯 목에서 울리는 골골소리는 사람에게 놀라움과 행복을 가져다줍니다. 이 소리는 심장근육의 진동에 의하여 만들어지는데 고양이의 감정 표현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 소리를 내는 고양이는 매우 평온하고 기분이 좋은 상태이며, 다른 고양이나 사람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고양이를 만났을 때는 자신이 공격 의사가 없음을 알리고 상대방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하여 목을 울리며, 특히 짝짓기를 시도하는 수고양이가 암고양이의 허락을 받기 위해서도 이 소리를 냅니다.
사람이 성격에 따라 웃는 방법이나 빈도수가 다르듯이, 매우 자주 골골 소리를 내는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전혀 소리를 내지 않는 고양이도 있습니다. 나의 고양이가 골골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하여 실망하지 말고 그 고양이의 개성적인 감정표현으로 이해하고 존중해 주면 됩니다.
뼈가 부러지거나 몸이 심하게 아픈 고양이, 혹은 분만 중인 고양이가 목을 울리기도 하는데, 이것을 목을 울릴 때 발생하는 진동이 부러진 뼈를 신속하게 붙게 도와주고 고통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주인이 쓰다듬어 주는 손길을 즐기며 골골 소리를 내는 것은 정상이지만, 이상할 정도로 계속하여 며칠 동안 골골 소리를 내고 있다면 몸이 좋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신속하게 병원으로 데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고양이의 감정을 이해하는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고양이의 표정, 몸, 소리까지 잘 살펴서 우리의 고양이가 어떠한 상태인지 정확히 파악하여야 오해 없이 고양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습니다. 행복한 고양이는 함께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줍니다. 나의 옆에서 따뜻한 체온과 골골 거리는 소리를 들려주는 고양이와 함께 더욱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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