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양이의 질병 종류나 병원체는 개의 질병과는 다르므로 반드시 고양이 전용 백신을 맞힙니다. 여러 종류의 백신이 있으나, 이 글에서는 고양이에게 꼭 필요한 3종 종합백신과 선택 사항인 2종 백신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고양이 3종 종합백신 (필수)
3종 종합백신은 생후 6~8 주령의 고양이에게 첫 접종을 시작하여 3주 후에 2차, 다시 3주 후에 3차까지 접종하고 이후로는 매년 한 번씩만 접종하면 됩니다.
고양이 전염성 비기관지염은 '고양이 인플루엔자'라고도 불리는 질병이지만, 단순한 감기는 아닙니다. 첫 증상은 호흡기 질병에서 시작하는데 진행되면 설사, 구토 등 소화기 질병까지 일으킵니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니 조기에 수의사에게 데려가 치료해야 합니다.
범백혈구 감소증(고양이 파보장염)은 소장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다른 이름으로는 고양이 파보장염 혹은 고양이 홍역이라고도 불립니다. 이름처럼 위험한 질병이며 특히 어린 고양이가 사망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속도가 빨라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편입니다. 임신한 고양이의 태내로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유산이나 사산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고양이의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사전에 접종시켜야 합니다.
칼리시 바이러스는 공기 중의 칼리시 바이러스를 들이마셔 감염됩니다. 호흡기가 감염되어 식욕이 저하되고, 눈물이나 콧물 등 고양이 전염성 비기관지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입안이나 혓바닥에 궤양이 나타나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침을 흘리는 일도 있습니다.
고양이 2종 백신 (선택)
필수 백신인 3종 종합백신과는 달리 2종 백신은 고양이 구성원이 자주 바뀌는 등 다른 고양이와의 접촉이 잦을 때 혹은 4마리 이상의 고양이가 함께 살 때 맞아두면 좋은 예방접종입니다. 3종 백신을 두 번째 접종할 때에 첫 접종을 시작하되, 고양이가 백혈병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지 접종 전에 검사하여야 합니다. 종합백신 2차 접종 시 2종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하여, 역시 3주 간격으로 2차까지 접종한 뒤 매년 추가 접종을 합니다.
고양이 백혈병은 사람의 백혈병과는 달리 바이러스가 원인이므로 고양이들끼리 서로 전염됩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발병하지 않고 보균 고양이 상태로 오래도록 지내는 일도 있습니다. 보균 상태에서 접종하면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를 활성화시켜 오히려 백신 때문에 백혈병이 발병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따라서 백혈병 백신을 접종하기 전에 바이러스가 있는지 반드시 진단시약으로 검사하여야 하지만, 이 검사를 해도 혈액 내의 바이러스만 찾아낼 뿐 골수에 바이러스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므로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외동으로 집안에서만 지내서 보균 고양이를 만날 확률이 없는 고양이라면 굳이 접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보균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거나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면 백혈병 항체검사 후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백혈병 예방백신은 생후 2개월이 지나서 처음 접종하고 1개월 후에 2차 접종합니다. 보균 고양이와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면 매년 추가 접종합니다. 접종 시 혈청 검사는 필수입니다.
호흡기 감염증은 세균과 유사한 세포 내 미생물에 의하여 발병합니다. 면역 지속시간이 길지 않고 예방효과가 불완전하여 반드시 접종해야 하는 백신은 아닙니다. 따라서 예방 접종 시 담당 수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하여 내가 기르는 고양이가 이 백신이 필요한지 고민하여 결정하기 바랍니다.
종종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경미한 부작용으로는 의기소침, 일시적인 다리절음, 미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게는 종양이 생기기도 합니다. 백신을 접종한 부위는 조금 부어올랐다가 정상적으로는 몇 주 내로 부종이 사라집니다. 이 부종이 1개월 이상 남아 있거나, 알갱이의 크기가 1cm를 넘어 계속 커진다면 종양을 의심하고 수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지금까지 고양이에게 필수적인 3종 종합백신과 경우에 따라 필요한 2종 백신에 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린 고양이에게 백신은 필수입니다. 또한 고양이를 처음 데려올 때에도 이전의 예방접종 이력을 확인하고 부족한 백신은 신속하게 접종하여야 합니다. 고양이의 질병은 고양이 자신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가족에게도 정신적, 경제적인 고통을 줍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예방접종을 통하여 고양이와 집사 모두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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