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에서 40대 여성 A 씨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양성 판정으로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습니다. 감염 며칠 전 길고양이와 접촉했다는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일부 언론에서는 길고양이가 사람에게 살인진드기를 옮겨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보도하고 있으며, 동물관련단체는 이러한 성급한 보도를 자제하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사건의 진실을 알아보겠습니다.
제주 서귀포시에 사는 40대 후반의 여성A씨는 이달 4일에 발열과 두통이 발생하고 몸에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있어 종합병원에 내원하여 6일에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불과 일주일 후인 13일에 사망하였습니다.
A씨의 진술에 의하면 별다른 외부 활동은 없었고, 확진 판정 4일 전에 길고양이를 쓰다듬었다고 합니다. 이에 담당 공무원은 길고양이의 접촉으로 인하여 SFTS가 감염된 것은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3년 간 SFTS 환자는 전국적으로 603명이나 발생하였고, 이 중 100여 명이 사망하여 상당히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질병입니다. SFTS는 풀숲에 서식하는 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는데, 현재 예방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고 합니다. 감염 시 고열, 혈소판 감소, 피로, 식욕 저하,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문제는 A씨의 SFTS 감염 경로가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질병을 길고양이를 통한 감염으로 단정하는 상당수의 언론 보도로 인하여 길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은(전길연) '고양이의 몸에 있는 진드기를 떼는 것도 쉽지 않은데, 몇 번 쓰다듬었다고 해서 바로 진드기가 옮겨지는 과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의사의 자문에 의하면, 길고양이에게 기생해 있는 진드기는 손으로 직접 떼지 않는 이상 사람에게 옮기기 힘들기 때문에, 길고양이와의 접촉보다는 풀숲에 앉는 등의 행위로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질병관리청에서도 이번 감염 사망 사례가 동물에 의한 감염일 수는 있으나, 아직 명확한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전길연에서는 이번 사례가 예상대로 길고양이 혐오 커뮤니티를 통하여 전파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각 언론사에 감염의 원인으로 길고양이를 특정한 기사의 제목 및 본문을 정정하고, 기사로 인하여 무고한 생명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도 신중한 기사 작성을 해달라고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SFTS를 옮기는 진드기는 무더운 6월~8월 사이에 가장 많으며, 특히 아열대 기후인 제주의 진드기는 다른 지방보다 SFTS감염률이 2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보건당국에 의하면, 진드기 물림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 시 긴소매의 윗옷과 긴 바지를 착용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옷과 노출된 피부에 도포하며, 풀이나 잔디 위에 앉을 때에는 돗자리나 방석을 사용하고, 외출 뒤에는 옷을 깨끗이 털어 바로 세탁하고 전신 샤워를 하여야 합니다.
또한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진드기 물린 질병을 예방하려면 기생충약을 정기적으로 투약하고, 수풀이나 잔디 등이 우거진 곳에서의 산책을 삼가며, 털을 너무 길지 않게 하고 산책 뒤에는 털에 진드기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여야 합니다.
이상으로 SFTS 감염으로 사망한 A씨 사건을 살펴보았습니다. A씨가 SFTS감염 직전에 길고양이와 접촉하였으나, 정확한 감염경로를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길고양이가 SFTS를 옮겼다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해 보입니다. 그보다도 여름철에는 숲에서 장시간 맨살로 풀 등에 접촉하는 행동을 삼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길고양이를 잠시 만지는 것으로 진드기에 감염되는 것은 어렵겠으나, 길고양이에게는 진드기 이외에도 다른 병균이 있을 수 있으므로 길고양이를 쓰다듬은 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을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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