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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관련동향

길고양이를 위한 희소식, 고양이 피임 주사 개발

by 노묘나비네 2023. 6. 7.

길고양이 관리의 가장 큰 쟁점은 지속적인 임신과 출산에 따른 개체수의 증가입니다. 길고양이 개체수를 관리하기 위하여 많은 지자체에서는 중성화 수술을 시행하고 있지만, 비용과 인력의 문제로 완벽한 관리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그런데 최근 중성화 수술 없이 암컷 고양이의 피임을 유도하는 주사가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소식을 자세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길고양이의 오후

 

 

하버드 의대 연구팀, 암컷 고양이 피임 주사 개발 성공 

미국 하버드 의대의 데이비드 페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과 미국 신시내티 동식물원 보존연구센터의 윌리엄 스완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수술 없이 고양이의 피임을 유도하는 주사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고 2023년 6월 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서 밝혔습니다. 이들 연구팀은 전 세계의 고양이 6억 마리 중 80%가 길고양이라고 추정하면서,  길고양이 수의 증가로 여러 문제가 생기고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하여 중성화 수술 및 안락사를 시행되고 있으나, 비용과 고통 유발 및 동물 윤리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연구팀은 이미 2017년에 생쥐 실험을 통하여 항뮬러호르몬(AMH)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항뮬러호르몬(이하 AMH)은 수컷의 고환과 암컷의 난소에서 만들어지는데, 설치류의 체내에서 AMH의 수치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난자가 생기는 난포의 성장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난포는 난자로 자라는 세포로, 난포의 성장이 억제되면 자연 배란과 임신을 막을 수 있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발견이 고양에게서도 동일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였습니다. 

 

 

AMH의 효능을 고양이에게서도 적극적으로 활용

연구팀은 설치류의 AMH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AMH를 암고양이에게 주입하여, 같은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였습니다. 이들은 길고양이 암컷 6마리에게 AMH 주사를 주입하고, 다른 암컷 고양이 3마리에게는 가짜 주사를 주입하였습니다. 9마리의 고양이들은 주사를 맞은 지 8개월 후와 20개월 후에 각각 4달에 걸쳐 수컷과 주기적인 짝짓기를 하였습니다. 2년 간의 추적 관찰의 결과, 가짜 주사를 맞은 고양이 3마리는 여러 번의 짝짓기를 하여 모두 임신과 출산을 하였습니다. 반면, AMH 주사를 맞은 고양이 6마리는 짝짓기 횟수도 대조군 고양이 3마리보다 적었고, 임신도 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의 분석에 의하면, AMH 주사를 맞은 고양이 6마리의 체내에서 호르몬 수치가 약 100배 정도 높아지고, 난포의 성장이 억제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이 주사는 난포 발달과 배란은 억제하면서도 에스트로겐과 같은 다른 중요한 호르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사를 맞은 6마리의 암컷에게서는 어떠한 부작용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습니다. 

 

 

비수술적 피임주사의 개발로 동물 복지의 긍정적 변화 기대

수술 없이 피임을 유도하는 주사의 개발로 동물 복지의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피임주사가 상용화되려면 5년 정도의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길고양이 문제가 심각한 개발도상국이 감당할 수 있게끔 저렴한 가격에 주사를 공급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번 피임주사는 암컷 고양이의 피임을 유도하는 주사이며, 수컷 고양이를 위한 피임 주사의 개발 및 반려견에게도 동일한 효과가 있는지를 입증하는 시도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연구를 이끈 페핀 교수는 '이 연구의 목적은 고양이와 개를 위하여 안전하고 효율적인 피임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앞으로 이 주사를 사용한 피임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길고양이의 개체수 조절에 효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중성화 수술 후 넥카라를 쓴 고양이

 

 

이상으로 최근 개발된  암컷 길고양이의 피임주사에 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하루빨리 이 주사가 상용화되어, 우리나라의 길고양이도 복잡한 중성화 수술 대신 피임 주사 한 대로 개체수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이 주사는 중성화 수술이나 안락사라는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는 동물의 개체수 조절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기에, 길고양이뿐만 아니라 향후 여러 종류 동물의 개체수 조절 방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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