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고양이가 음식을 맛있게 먹기를 바는 것은 모든 집사들의 바람입니다. 고양이가 음식을 거부하거나 지나치게 음식에 집착하는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글에 이어 까다로운 미식가로서의 고양이의 습성을 살펴보고, 고양이의 적절한 식사량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고양이와 개의 식사량의 차이
고양이는 대개 조금씩 자주 먹지만, 개들은 대개 주어진 먹이를 한꺼번에 다 먹습니다. (물론 훈련받은 개는 식욕 억제력이 뛰어납니다만, 이는 훈련에 의한 반응이지 개의 자연스러운 본성은 아닙니다) 개가 이렇게 식사를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은 늑대나 야생개의 경우 무리 생활을 하며 그 안에서 경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식사 때마다 무리 내에서 싸움이 일어나는 것을 막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개과 무리의 구성원들은 서열 체계를 갖추고 식사를 하는 순서를 정합니다. 먼저 무리의 최상위 서열인 지도자가 배부를 때까지 먹고, 다음으로 서열에 따라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면 양껏 배 부를 때까지 먹습니다. 그리고 가장 하위 서열의 개들은 주변을 서성이다가 자신의 차리가 왔을 때 남은 것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다 먹어버립니다.
반면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무리 생활이 아닌 단독 생활을 하므로, 서열 체계 안에서 먹이를 먹을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압박이 없습니다. 또한 항상 먹이에 접근할 수 있는 집고양이라면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조끔씩 자주 먹을 것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언제든지 먹이에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일 경우, 고양이는 24시간 동안 약 20번에 걸쳐 조금씩 자주 먹이를 먹는다고 합니다. 야생 고양이도 유사합니다. 고양이가 즐겨 먹는 쥐는 30kcal의 에너지를 제공하는데, 고양이의 평균 몸무게가 3.5kg라면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는 300kcal 이므로, 하루에 쥐 열 마리 즉 열 번의 식사가 필요합니다.
반려고양이에게 식사의 의미
고양이에게 식사는 하는 행위는 단순히 영양분 제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과 교감을 형성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식구'라는 말이 음식을 함께 나누는 사람, 즉 가족을 의미하듯이, 음식을 주고 먹는 행위를 통하여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유대감이 생겨납니다. 따라서 어떠한 종류의 음식이라도 반려고양이에게 음식을 주는 행위는 그 자체로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의 좋은 계기가 됩니다.
예컨대 식사시간에 이름을 부르면 고양이는 재빨리 달려옵니다. 심지어 많은 고양이들은 우리가 부르기도 전에 달려오는데, 음식을 준비하는 우리의 행동을 보고 식사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입니다. 사료 봉지를 꺼내려 찬장 문을 열거나, 봉지를 만져 부스럭거리거나, 캔 따개를 찾거나, 밥그릇을 닦으면 고양이는 어느 틈엔가 불쑥 튀어나와 먹을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밥그릇을 채우는 동안 애교 있게 야옹거리고 쉼 없이 다리에 몸을 비빕니다. 그러다 음식이 준비되면 주인은 까맣게 잊고 식사에 열중합니다.
이렇듯 고양이는 음식을 섭취하는 시간보다는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과 먹은 후에 주인과 밀접한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주인은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반려고양이와의 교감의 시간으로 잘 활용하면 좋습니다. 되도록 많이 대화하고 스킨십을 하시기 바랍니다. 반려고양이의 야옹 소리에 정답게 답변하고, 반려고양이의 비비는 몸짓에 대답하듯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준다면, 고양이와 사람 사이의 유대감은 더욱 견고해질 것입니다.
고양이의 적절한 음식량
고양이는 하루 한두 번의 먹이로도 충분하지만, 전문가들은 조금씩 자주 주라고 권합니다. 특히 고양이와 함께 하는 첫 1년은 음식을 자주 조금씩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에서 서술하였듯이 먹이를 준비하며 고양이와 접촉하는 것은 고양이와의 관계를 매우 돈독하게 하는데, 이러한 과정은 주인이 어미고양이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과 같습니다. 고양이의 식사를 준비하며 대화하고, 식사하는 동안 옆에서 지켜봐 주고, 식사 끝난 후 고양이의 몸단장을 빗질로 도우며 함께 한다면 당신은 어느새 반려고양이의 어미가 되어 둘 사이의 유대감은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고양이와 주인의 바람직한 관계입니다. 이러한 관계가 형성이 된다면, 한 번에 많은 먹이를 주어도 고양이가 불안감과 경계로 허겁지겁 많이 먹는 일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일단 먹이를 주는 주인과의 신뢰가 형성된 고양이는 언제나 먹이가 잘 공급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한꺼번에 많은 먹이가 눈앞에 있어도 적당량을 자주 먹으며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처럼 고양이가 주인과 정상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면 쉽게 뚱뚱해지지 않습니다. 물론 고양이는 종과 개체 별로 체형이 매우 다양하므로 어느 정도가 비만인지 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만약 당신의 고양이가 어슬렁거릴 때 배가 많이 흔들린다면 비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면 성급하게 음식량을 줄이기보다는 수의사와 충분히 상의하여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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