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게시물에서는 고양이가 역사적으로 숭배의 대상에서 박해의 대상이 되어왔다는 사실을 논하였습니다. 고양이의 이러한 이중성은 예술가들을 매료시켰습니다. 여기서는 예술가와 지식인에게 사랑받는 대상이자 예술과 문학작품의 영감이 된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양이에 매료된 예술가들
고양이의 다양한 매력은 예술가들을 매료시킵니다. 18세기에 고양이는 인간의 동반자로서의 지위를 차지하였고, 궁정의 예술옹호론을 거부한 예술가와 사상가의 이미지가 형성되던 시기인 19세기에 고양이는 독립성의 상징으로 여러 예술가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바사노의 <최후의 만찬>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의 회화로 그림의 오른편 구석에 음식을 기다리는 고양이를 잘 표현하였습니다. 르누아르의 그림 속 고양이들은 대부분 여성과 함께 있습니다. <아이와 고양이>(1887)에서는 소녀의 품 속에서 흡족하게 쉬고 있습니다. <소년과 고양이>(1869)에서는 미소년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고양이가 보입니다.
한편 피에르 보나르는 따듯한 시선으로 고양이를 그려냈습니다. 보나르의 부인은 몸이 쇠약하여 집에서 고양이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았고, 집에는 항상 5~6마리의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이에 보나르는 사랑하는 부인의 친구인 고양이들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문학과 고양이
고양이가 상징하는 자유와 독립성은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오랫동안 고양이는 창작자의 동반자로 사랑받았습니다. 사실 다른 어떠한 동물도 고양이만큼 글쓰기에 영감을 주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고양이를 소재로 한 연극으로는, <여우 이야기>(12,13세기)와 호메로스의 작품을 패러디한 로페 데 베가의 <가토마치에>(1634)가 있습니다. 샤를 페로의 <장화 신은 고양이>(1697)와 마담 오누아의 <흰 고양이>(1698) 같은 동화에는 고양이의 성격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루이스 캐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865)에 등장하는 체셔 고양이를 통하여 고양이의 웃음과 매력을 잘 묘사하였습니다. 또한 많은 작품 속에서 고양이는 인격체로 그려졌습니다. 예컨대 호프만의 <뮈르 고양이>(1822),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 콜레트의 <일곱 편의 동물들의 대화>(1905) 등의 있습니다.
고양이의 역사에 관한 작가들의 시선도 주목할만합니다. 프랑수아 몽크리프는 <고양이의 역사>(1727)에서 처음으로 고양에 대한 옹호적인 입장을 취했고, 샹플뢰리는 <고양이>(1869)에서 고양이를 열정적인 동물로 묘사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1845)에는 환상적이고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가진 고양이가 등장합니다. 발자크의 <영국 고양이의 사랑의 아픔>(1842)에서는 고양이를 통하여 인간의 풍속을 패러디하였습니다.
유명한 작가들의 곁에는 그들의 창작력을 고양시킨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유명한 문호 헤밍웨이는 고양이 애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사랑한 고양이 스노볼은 여섯 개의 발가락을 가진 다지증 고양이로, 글 쓰는 도중 타자기 위에 올라가도 전혀 혼나지 않았으며, 식탁 위에서 헤밍웨이와 함께 식사를 하는 등 영혼의 동반자였습니다. 현재 헤밍웨이의 생가인 헤밍웨이 박물관은 50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그중 스노볼의 후손인 다지증 고양이들이 절반 이상이라고 합니다. 마크 트웨인도 총 33마리의 고양이를 키운 열렬한 고양이 찬양론자였다고 합니다. 찰스 디킨스는 그가 아끼던 고양이가 죽자 고양이의 발 하나를 박제하여 편지개봉칼의 손잡이 장식으로 썼다고 합니다. 루시 몽고메리는 항상 3마리 정도의 고양이를 길렀고, 그중 럭키라는 고양이가 죽었을 때는 일기장에 10페이지 정도의 추도문을 작성하였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베르나르 베르베르, 무라카미 하루키, 어슐러 르 귄, 헤르만 헤세 등의 문학가를 비롯하여 샤트르트, 데리다, 푸코 등의 사상가들도 고양이를 매우 사랑하여 창작을 비롯한 대부분의 일상에서 고양이와 함께 하였다고 합니다.
이제까지 고양이에 매료된 예술가 및 문학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이야기를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고양이의 매력은 수많은 창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고양이와 함께 위대한 예술작품과 문학작품이 탄생하였고, 작가들은 삶의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혹시 창작의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가까이하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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